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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차례 유찰 끝에 JB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3년 넘게 이어진 LH의 집단에너지 매각이 칠전팔기 끝에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7일 ‘아산배방·탕정 집단에너지사업 매각 본입찰’ 결과, JB컨소시엄(JB주식회사·한국서부발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사업권과 부지를 함께 포함한 통합 패키지 방식으로 진행되며, LH는 정밀 실사와 조건 협상을 거쳐 순조로울 경우 내년 3월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H는 2011년부터 아산배방·탕정(101.7MW)과 대전서남부(48.3MW) 두 지역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며 약 6만 세대에 열을 공급해 왔다.
이 사업이 이토록 회자된 건 ‘칠전팔기’가 말 그대로 현실이 된 고난의 행군이었기 때문이다. LH가 집단에너지 매각을 추진한 건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방안’에 따라 비핵심 사업 정리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으며 부채 누적과 경영 효율화 기조 속에 본업 회귀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매각을 결정한 순간부터 난관이 시작됐다. LH는 2022년 첫 매각 공고에서 두 지역을 묶어 ‘통합 매각’ 방식을 택했지만, 대전서남부 사업이 적자 구조인 탓에 패키지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곳은 없었다. 두 차례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예정가 미달로 유찰됐다.
이후 2023년 LH는 전략을 바꿔 아산배방·탕정과 대전 사업을 분리해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본입찰 과정에서 네 차례 재공모를 진행했음에도 결과는 같았다.
가격 인하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3차 재공모에서는 예정가를 10% 낮춰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어진 4차에서는 20%까지 할인폭을 늘렸음에도 매각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그동안 아산배방 사업에는 JB컨소시엄을 비롯해 중부발전·LS일렉트릭, 칼리스타캐피탈, 국제해양기술 등 여러 업체가 잇따라 참여하며 관심은 컸다. 그러나 가격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은 장기 표류했다.

여섯 차례 유찰을 겪은 뒤, LH는 지난 7월 7차 입찰 공고를 다시 내걸었다. 당시 LH는 20% 가격 할인선을 마지막 한계로 설정하며 “더 이상의 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추가 인하는 배임 등 법적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LH에 따르면 이번 7차 예비입찰에는 JB컨소시엄과 크로톤자산운용 두 곳이 참여했다. 양측 모두 자산실사를 통과했지만, 본입찰에는 JB컨소시엄만 응찰하며 단독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그동안 매입전마다 빠짐없이 이름을 올린 JB컨소시엄은 사실상 이 사업의 ‘단골손님’으로 불린다. 하지만 매번 예정가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며 유찰로 이어졌다.
JB컨소시엄이 이처럼 꾸준히 참여해 온 이유는 이미 아산탕정2 지역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아산배방·탕정 지역까지 인수하게 되면 열 연계 효율은 물론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컨소시엄 참여사인 서부발전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21년부터 LH 집단에너지사업 인수를 타진해 오며 총 일곱 차례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LH의 매각 기준가격이 시장 평가보다 높아 유찰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계속된 유찰로 기준가격이 낮아진 데다, 인근에서 추진 중인 태안4호기 대체사업(아산열병합)과의 열 연계 운전으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가치 재평가를 통해 기준가격을 상회하는 금액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 간 이견 없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며 “인수 후 추가 설비 투자 계획은 없고, 아산열병합의 협소한 부지 여건 개선과 열 연계 운전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제 남은 건 매각 협상 절차로,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LH에 따르면 앞으로 약 3개월간 정밀실사와 조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격은 이미 확정돼 추가 변동 여지는 적고, 핵심 조율 사안으로는 고용 승계, 공사비 분담금 등 잔여 정산 문제가 남아 있다.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1월 협상 마무리, 3월 최종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H는 대전서남부 사업장에 대해서도 매각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적자 상태인 만큼, 경영 개선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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