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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3차 에기본, 전원믹스 빼곤 2차와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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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관리자
Date 2019-06-12
Views 782
Link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229
Origin 이투뉴스

재생에너지비율 11→30%로 변화, 수요관리·분산전원 강조 여전
가격·세제 등 정책도 거의 복사판…전문가 “구호 아닌 실천 중요”

 

[이투뉴스] 재생에너지 비율을 대폭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구체적으로 1차에너지 내지 최종에너지 비율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특히 정부가 추구하는 에너지정책 목표의 경우 단어와 표현만 일부 변했을 뿐 사실상 이전 계획을 복사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목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최종 확정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예상과 기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민간 워킹그룹이 제안한 초안을 바탕으로, 정부와 전문가가 일부 수정한 정부안을 사실상 그대로 결정했다. 전체적으로 전원믹스를 제외하고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평가다. 단어와 수치만 달라졌을 뿐 정부의 주요 정책목표가 이전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기본계획은 국가 중장기 에너지정책의 기본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는 에너지부문 최상위계획이다. 5년 단위로 에너지원별은 물론 부문별 에너지 계획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주요 정책목표들을 함께 내놓는다. 물론 에너지기본계획의 정책목표와 에너지믹스는 1차는 2030년, 2차는 2035년, 3차는 2040년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일부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2차 ‘환경·안전 고려’ vs 3차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그동안 에기본이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20년 후 미래 에너지믹스다.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원전을 무려 41%로 설정해 최대이슈로 부상했고,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환경과 기후변화를 감안해 원전비중을 29%로 줄였다. 석탄 역시 23%로 줄이는 등 표면적으로는 환경과 경제를 조화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3차 에기본에서는 다시 재생에너지 비중이 첨예한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최초 민간 전문가들이 40%까지 비중을 상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야당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이후 30% 수준으로 줄었다. 최종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비전 아래 신재생에너지 전원비중은 30∼35% 목표로 정해졌다. 2차 에기본 기준(2035년 목표)으로 보면 11%에서 30%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일목표가 아닌 범위로 국가 에너지 계획이 세워진 것도 3차가 처음이다.

 

여러 반발을 감안해 범위형태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설정했음에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3차 에기본을 탈원전 정책으로 명명했다. 또 이로 인해 ‘전기료 폭등, 한전 대규모적자, 원전산업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심지어 "원전을 줄이는 대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신재생에너지를 메인으로 내세워, 에너지강국 대한민국을 ‘에너지 구걸국’으로 퇴보시킬 것"이라는 비평까지 내놨다.

 

제1야당의 논평에서 언급된 '대한민국이 과연 에너지강국'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생에너지와 원전 비중이 논란의 핵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높이는 반면 석탄은 과감한 축소, 원전은 점진적 축소라는 표현을 썼다. 모호하기는 하지만 석탄과 원전을 줄여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천연가스는 발전용 에너지원을 늘리는 한편 수송·냉방 등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하고, 석유는 수송에너지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석유화학원료 활용을 확대한다고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석탄과 원전을 줄이는 대신 신재생과 가스를 늘린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 목표수치를 따져보면 대략적인 원별 믹스도 짐작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최종에너지 원별 목표수요만 내놨고, 1차에너지 원별 목표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구설을 낳았다.

 

◇‘수요관리 중심’과 ‘에너지소비구조 혁신’ 차이는?


처음으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한 1차 때 정부는 ‘에너지 수급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2차 에기본에서는 정책목표를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실상 정부수립 이후 에너지 최상위목표였던 에너지수급안정이 수요관리로 바뀐 첫 번째 시도였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전력소비효율 향상과 에너지절약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유인이 미진했으며, 전기와 다른 에너지간의 상대가격 차이로 에너지 수요가 전기에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내세웠다. 또 ICT 기반의 수요관리시장을 활성화하고, ESS·EMS 등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확대 보급함으로써 에너지신산업 육성과 고용창출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3차 에기본에서도 동일한 목표가 또 나왔다. 공급중심의 에너지 다소비형 체제를 소비구조 혁신을 통해 선진국형 고효율·저소비형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정책목표가 그것이다. 1차에서 2차로 넘어갈 때 공급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3차에서 다시 ‘공급중심→소비구조혁신’을 목표로 내세웠다. 에너지수요관리에서 에너지소비구조 혁신이라는 표현만 달라졌을 뿐 바뀐 것이 전혀 없다.

 

물론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있다. 에너지 저소비사회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2차 에기본에서는 에너지원단위를 0.347에서 2035년 0.185로 강화하는 한편, 전력수요의 15%를 감축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3차에서는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을 소비구조 혁신 중심으로 전환해 소비효율은 38% 개선하고, 수요는 18.6% 감축(2040년 BAU 대비)하겠다고 정책목표를 바꿨다. 목표 및 기준 연도가 달라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숫자가 달라져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맹점이다.

 

방법론으로는 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수요관리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정책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다소비사업장 원단위절감 협약, 탑-러너 이니셔티브 도입 및 형광등 퇴출, 중대형 자동차 연비목표 도입 등도 제시했다. 또 국민 DR시장 확대, V2G 비즈니스 모델 개발, EMS(에너지관리시스템) 사업자 육성도 포함시켰다. DR시장, EERS((에너지효율향상 의무화제도) 등 영어로 된 일부 목표가 포함됐지만, 잘 살펴보면 2차 에기본에서 제시한 정책과 70∼80% 유사하다는 반응이다.

 

◇복사기로 찍어낸 가격체계 개편 및 분산전원 활성화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많은 정책목표가 담긴다. 원별은 물론 각종 현안에 대해 기본방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3차 에기본 역시 분야별로 나뉘기는 했지만, 이를 통해 산업부는 다양한 정책목표를 제시했다. 이중 에너지가격체계 및 에너지세제를 개편하겠다는 목표는 단골손님이다. 1∼3차 에너지계획에서 모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정부는 3차에서도 에너지가격체계 합리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에너지 가격체계를 지속적으로 합리화하고, 미활용 열(지역난방), 가스냉방, LNG 냉열 등 비전력에너지 활용을 확대한다는 목표가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전기는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녹색요금제, 수요관리형 요금제 등을 도입하고, 외부비용평가위원회를 구성·평가해 이를 가격과 세제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가스·열 요금체계를 바꾸는 한편 에너지세제 역시 전기-非전기간 소비구조 왜곡을 바꾸기 위한 세율조정 추진이 담겼다.

 

내세운 목표마다 “왜 지금까지 실현이 안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2차 에기본에도 똑같은 내용이 담겼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잊고 있다. 발전용 유연탄 과세를 포함해 LNG 과세완화, 환경·사회적 비용 전기요금 반영, 전압별 요금제 도입, 수요관리형 요금제 확대 등이 그것이다. 심지어 1차 국기본에도 거의 비슷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내용은 복사한 채 연도만 바꾼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번에도 실현여부는 미지수다.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대표적인 에너지정책인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확대도 어김없이 담겼다. 2017년 기준 12% 수준에 머물고 있는 수요지 인근 분산전원 발전량 비중을 2040년 3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연료전지를 8GW로 확대하는 한편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소 신규건설(서울마곡, 안양열병합, 인천검단) 및 노후설비 개체, 구역전기사업 내실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수요지 인근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분산전원)에 대한 용량요금 차등 보상을 확대하고, 분산에너지 확산체계 구축을 위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로드맵’을 내년까지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보이는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확대 역시 2차 계획의 분산전원 활성화와 내용면에서 완벽한 일란성 쌍둥이다. 정부는 2차 에기본에서 입지·환경 문제로 시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규모 집중식 발전설비 공급방식에서 탈피해 발전량의 15%이상을 집단에너지·자가발전기 등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 분산전원 활성화를 위한 보상체계 개선 등도 약속했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분산전원은 여전히 시장에서 푸대접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3차 에기본이 확정되자 많은 전문가들은 세부 내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국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즉 에너지믹스 등 현안에 있어 이해관계자별 불만은 당연하지만 정책 일관성과 실효성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책목표만 세웠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것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반대 목소리에 대한 수용성도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에너지가격·세제를 비롯해 에너지시장구조 개편 등 많은 정책목표가 매번 구호에만 그치고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다”며 “구호에 머무는 에너지계획이 아닌 실천하는 계획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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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동, 에너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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